[신화망 워싱턴 4월9일] 미국 하원이 얼마 전 법안을 통과시켰다. 연방 법률 차원에서 마리화나(대마초) 합법화를 모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해당 법안이 가까운 시일 내 상원을 통과하고 백악관이 서명해 연방 법률으로 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지만 자신을 해치고 남을 해칠 것이라는 위험한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마리화나는 중독성이 있어 유엔마약금지협약에서 규제하는 마취약품이다. 연구에서 마리화나 사용은 심신의 건강을 해치며, 장기간의 대량 사용은 퇴행성 변화의 뇌질환, 심각한 행위 손상, 면역계통 억제와 신경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70년대 미국은 ‘규제약물법(CSA)’를 반포해 마리화나를 연방1급 규제물질로 지정했다.
하지만 미국 여러 주의 여러 지역에서 의료용 대마 및 비의료용 대마 규제가 속속 풀리면서 연방 차원에서 마리화나 합법화 혹은 비범죄화를 추진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지지자들은 연방정부는 추세에 순응해야 하며, 마리화나 사용 선택 여부는 개인의 권리라고 주장하면서 마리화나 합법화는 미국 사법시스템의 인종차별 문제를 없애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수와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옹호하고 있다. 비판자들은 이는 역사에 역행하는 것으로 미국에서 이미 매우 심각한 마약과 약물 남용 문제에 기름을 끼얹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연방 법률이 규제하는 물질 중 마리화나는 미국에서 사용이 가장 광범위하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홈페이지 정보에 따르면 2019년 마리화나를 최소한 한 번 사용한 적이 있는 미국인은 약4천820만 명으로 집계됐다. 더욱 쇼킹한 것은 그 해 40%에 가까운 미국 중고생이 장기간 마리화나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청소년 시기에 마리화나 사용은 대뇌발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학업에 지장을 주고 기억력과 주의력 하락 등 문제를 초래하며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에서 마리화나를 사용한 미국의 청소년은 또래에 비해 중고교 혹은 대학에서 중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마약 소비 시장이자 전 세계 마약 피해가 가장 심각한 나라다. 코로나19가 미국 마약 또는 약물 남용 문제를 한층 심화시켰다. 한편 관련 이익집단의 영향 아래 각종 홍보 공세가 끊이지 않으면서 점점 더 많은 미국 청소년들이 더 이상 마리화나 사용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치인들이 반성하고 시정하기는 커녕 오히려 마리화나 합법화를 추진하면서 연방 차원의 규제 완화를 강구하는 것은 지극히 무책임한 행위다.
미국 오픈시크릿(OpenSecret.org) 데이터에서 2018년~2021년 미국의 일부 마리화나 및 제품 관련 기업, 업종 협회 등은 정치 로비에 누적 1540만 달러를 썼고, 근3년간 연평균 경비는 2016년의 10배 이상, 2012년의 약100배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한 업계인사는 미국 마리화나 산업이 커지고 있으며 최근 몇 년 동안 연방정부의 로비 강도가 부단히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1년 미국 마리화나 산업 매출액은 250억 달러로 전년도 대비 43% 증가했다. 2030년 미국 마리화나 시장은 6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마리화나 합법화에 눈을 돌리는 것은 마약금지 업무에서의 허위와 이중잣대를 반영한다. 수년 간 미국 정부는 미국 마약 혹은 약물 남용 문제의 책임을 다른 나라에 전가하고 자신을 피해자로 둔갑시키려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이자 중남미 지역 마약 문제를 보도한 Ioan Grillo 기자는 미국이 자신의 문제를 다른 나라 탓으로 돌리며 그들에게 조치를 취하라고 협박하는 것은 상투적인 수법으로 순전히 위선적이라면서 미국이 노력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은 많은 국가 또는 지역의 마약 문제에 대해 잘못을 회피하기 어렵다. 미국 역사학자인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캠퍼스 역사학과 교수 Alfred McCoy는 “미국 CIA는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인 비밀 활동으로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 지역에 헤로인 재해를 일으킨 것에 대해 회피할 수 없는 책임이 있다”면서 “21세기에 접어들어 20년에 걸친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또 아프간 국민을 도탄에 빠뜨렸고 많은 농민들은 지금까지도 양귀비 재배에 의지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약 문제는 미국 사회의 심층적인 문제를 반영한다. 이익집단의 로비와 PR 아래 미국에서 마리화나의 합법화 수준이 점점 심화되면서 약물남용 현상이 증가일로에 있다. 마약과 약물남용 문제는 계속해서 미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세계에도 파급될 것이다.
원문 출처: 신화사